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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삶을 살고 싶어요, 늘 그랬듯이

ryukim의 이야기

2021-04-13

Photo of ryukim

덕질하면서 쉬어요. '걸스데이'에 4년 동안, 이후엔 '여자친구'를 6년 동안 덕질했어요. 최근엔 '이달의 소녀'의 팬이 되었습니다. 멤버 한 명에 꽂히면 그 멤버에 대해 깊게 알아보고, 그러고 나면 다른 멤버의 매력을 발견하는 식으로 꾸준히 덕질합니다. '여자친구'의 경우엔 중학교 때 같은 방송부였던 제 첫사랑이 점심시간에 '오늘부터 우리는' 노래를 틀어줬던 걸 계기로 덕질하게 되었던 거로 기억해요.

저는 42를 만나게 된 것을 운명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개발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컴퓨터 공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희망과 달리 건축공학과에 진학해야 했습니다. 원치 않는 학과에서 1년을 보내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하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공부에 미친 듯이 몰두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 막 놀러 다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러다 시험공부 하러 내려가는 길에,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42 포스터가 딱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개발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었고, 덕질을 하는 만큼 서울에서 살고 싶었는데 운명처럼 발견한 기회였죠.

42에서 진행했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덕질이 밥 먹여준다(덕밥)' 프로젝트에요. 20명 가까운 인원으로 팀을 꾸렸지만 기술과 팀 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실패했었죠. 이후에 개인적으로 '지적 덕후 공동체(지덕체)' 프로젝트를 이어서 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사업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아이돌 문화 중 하나인 '비공식 굿즈' 판매를 합법적으로 중계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팬들이 사랑으로 높은 퀄리티의 굿즈를 만들었음에도 겪는 저작권, 세금 그리고 홍보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사실 개발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꿨던 오랜 꿈이고 지금도 꾸고 있는 꿈이지만, 방송, 공연 분야에 대해서도 열정을 가지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해보다가 이 분야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는데요, 실제로 학생 때부터 방송부 활동을 하거나 축제 기획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왔습니다. 특히 축제 때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었던 것이 무척 재밌었던 기억이라 아직도 이쪽 분야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어요. 언젠가 방송, 공연 쪽에서도 단기적으로라도 일을 해보고 싶어요.

Photo of ryukim

MBTI 검사 유형은 ENFJ에요. 개인적으로 저는 즉흥적인 P에 속하는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제게 얘기하더라고요. '너는 사람을 대할 때는 좀 즉흥적인데 네 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계획적이다.'라고요. 그래서인지 언제쯤 무얼 해야겠다는 계획이 착착 쌓여있는데 유튜브를 보다가 하루가 금방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나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위기감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럼 누워있다가도 '팍!'하고 일어나서 무작정 학습하고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거죠.

제 인간관계는 정규분포표를 뒤집어놓은 것처럼 생겼어요. 깊은 내면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소수가 있고 즐겁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다수가 있죠. 주변 사람들은 놀라는데 의외로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편이에요. 사람을 좋아하지만, 너무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 인생 최대 목표에요. 사람들이 모두 현실을 핑계로 삼지 않고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을 도와주고 싶고, 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위해 세 가지 가치관을 따르고 있어요. '아름다운 것을 항상 좇는다'와 '옳다고 믿는 것을 실현하는 삶을 산다.' 그리고 팔에 타투로 새겨놓은 'Run, as always do'입니다. 물리적으로 달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언제나 제 목표를 위해 달리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interviewer

iwoo

photographer

j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