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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소통을 배우는 시간

jihyukim, jabae의 이야기

2022-06-03

Photo of jihyukim,jabae

jabae(왼쪽)

미대를 다니다가 코딩을 이제 막 시작한 병아리, jabae라고 합니다. 원래는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jihyukim님과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어요. 학과 생활을 하면서 슬슬 취업을 고민하던 시기에 jihyukim님이 42 서울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저도 같이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jihyukim(오른쪽)

jabae님 말처럼 저도 같은 미대  조소과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원래는 둘 다 졸업이 다가오고, 취업을 할까 고민을 하던 시기에 이것저것 해보았습니다. 미대의 경우 학과의 특성상 취업에 대한 압박이라고 할까요? 미래에 대한 부담이 다른 학부들에 비하면 심하지 않습니다. 저희 둘 다 그런 분위기 안에서 정말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jabaa

하지만 저희 모두 취업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저희 나름대로 국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참여를 했습니다. 짧지만 인턴 생활도 해보았습니다. 저는 아트센터에서, jihyukim 님은 예술 기획사에서 일 했습니다.

jihyukim

예술 기획사에서 저는 작가들을 관리하고, 굿즈 만드는 걸 돕거나, 전시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 안에서 일을 하지만 정작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느꼈어요. ‘이 회사를 나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화된 일을 하고 싶은데, 과연 지금 하는 일로 가능할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죠. 그러다가 우연히 학교 선배가 42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42서울의 광고를 찾아보면서 '우리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jabae님도 흔쾌히 동의 해주셨고요.

jabaa

전 아트센터에서 약 3개월 정도로 큐레이터 밑에서 일을 했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고 난 뒤 저 역시 jihyukim님과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도 작품을 만들어왔던 사람인데, 주로 제가 했던 일들은 작가들을 만나고, 대우해 드리고,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그것도 정말 의미있고 재미 있는 일이지만 결정적으로 무언가 주도적으로 해보고 싶지만, 그런 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둘이서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었습니다. jihyukim님이 전공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42서울을 같이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함께 도전해보기로 했고 이젠 어느새 5기로 들어와 이렇게 함께 본과정을 진행하고 있네요(웃음).

jihyukim

저희는 5기 1차이다 보니 피신이 끝나고, 한 달 정도 시간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별 생각이 없었어요(웃음). 하지만, 그때 저희에게 이야기를 걸어 주신 게 jinhyupa 님이셨어요. jinhyupa 님이 저희가 미술 계열을 배웠었고 강점이 충분하니, 웹 프론트엔드를 배워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자기가 열심히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한 달 반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기초적인 javascript와 css, html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jabaa

라피신 때는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고, 본 과정에 들어가기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몸도 안 좋아진 것 같았고, 한달이란 시간이면 좀 쉬고 싶다는 마음이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jinhyupa 님이 진짜 강하게 추천하시더라구요. 미대를 나왔고, 감각이 있으니 프론트엔드 쪽을 공부하면 무조건 좋다고… (웃음)

jihyukim

결정을 하게 된 큰 계기는 역시 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라피신이나 초반 본 과정의 과제들이 C 언어 기반이기도 해서 실무에서 요구되는 걸 얼른 배워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던 중에, jinhyupa님이 취업을 준비하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주시겠다는 배려에,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jinhyupa님이 도와주시고, 저희도 거기에 맞춰서 학습을 하고 42byte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참여하기로 하고 나서 jinhyupa 님을 포함해 다른 분들께서 개인적인 일로 바쁘시게 되면서, 갑자기 저와 jabae님이 프론트를 직접 진행해 보는 형태가 되어 버렸어요(웃음). 처음엔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후에 저희가 어려울 때면 jinhyupa님이 거기에 필요한 키워드를 알려주시면서 무엇을 찾아야 할 지 알려주시니, 어떻게든 진행이 되더라고요.

jabaa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초기 멤버들과 함께 할 때까지만 해도기존의 트위터나 SNS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웹 서비스 프로젝트였습니다. 다만 인원의 변화로 프로젝트가 크게 뒤집어지면서, 저랑 jihyukim님이 프론트엔드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되고 난 뒤 하나씩 기존에 정립된 프론트엔드 기획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디자인을 고수하자니 식상하고 좀더 디자인적으로 살릴 길이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명색이 미술 전공이라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좀 더 예쁘고 깔끔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jihyukim

더불어 익명 게시판을 만드는 것으로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러니 ‘단순하게 디자인적인 요소로 디자인을 보지 않고, 익명 게시판의 역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는 '익명게시판으로 콘셉트으로 잡게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저희에겐 큰 고민이던 것입니다. 저희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각 해낸 것은 UI를 귀엽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용하는 환경의 분위기를 밝고 귀여운 것으로 제시해 줌으로써 사용자의 어두운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그런 생각을 안고현재의 디자인으로 조금씩 바뀌어 나갔습니다.

jabaa

처음에 제가 먼저 레트로 스타일을 가져오자고 이야기했지만,, jihyukim님은 걱정을 좀 하셨습니다. 그런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가 많지 않았고, 서로가 상상하는 형태가 어떤 형태일지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니 jihyukim님 입장에선 이게 좋은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구체적인 자료가 준비된게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감 잡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고 고안한 것은 여전히 제 머릿속에서만 있기 때문입니다.  jihyukim님의 경우 무언가를 하실 땐 현실적으로 계획을 세운 뒤에 일을 진행하시는 편인데, 저는 일단 의견을 먼저 던져 보는 편이에요(웃음). 성향의 차이에서 오는 작업 방식의 차이였습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난 후, Figma를 이용해 외형을 만들고 구체적인 소통이 진행되었습니다. 구현해야할 것들을 디자인적으로 어떠한 지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jihyukim님과 제가 명확히 보이는 부분이 생기는 만큼, 여러가지 선택지 중 어느 것이 좋을 지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속도감 있게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jihyukim

그 밖에 백앤드 쪽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신 donghyuk님께 감사했어요. 시작할 당시 jisalee님, jinhyupa님을 비롯해 기존에 계획을 하시던 인원들이 핵심 역할에서 빠지고 공백이 되었는데, 회의록도 donghyuk님이 솔선해서 남겨 주셨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저희도 배우는 입장에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지칠 수 있었지만, 오롯이 집중해서 프론트엔드 부분의 작업을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jabaa

참 웃긴 게, 코로나로 인해 저희 팀 모두가 실제로 만난 건 딱 2번 밖에 안됩니다. 처음 기획 회의를 할 때 한 번, 심지어 2 번째 미팅은 서비스 공식 론칭 이후에야 만났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웃음)  물론 게더를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미팅을 해왔기 때문에 어색하다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Photo of jihyukim,jabae

jihyukim

프로젝트를 하면서 쉽지 않았던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프로젝트 초반에서, 디자인의 정해진 틀이 없을 때 가장 헤매던 부분 입니다. 서로 약속한 틀이 없었으니 통일성도 없었어요. 서로의 디자인적 감각? ‘디자인을 보는 관점’의 차이였습니다. 웹 페이지 디자인을 하면서 서로 본 게 너무 다르고, 그래서 상상해낸 것도 서로 너무 달랐습니다.

그래서 jabae 님이랑 약속을 잡고 피그마를 활용해서 색깔, 포맷, 이런 것들을 같이 이야기하면서 하나로 맞춰 갔습니다. 그렇게 정하면서 보니까 프로토타입이 생각보다 귀여운 거예요. 그때부터 신이 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게 하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오갔습니다. 디자인을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또 고쳐나가길 반복하면서 서서히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jabaa

기존에 배웠던 JavaScript가 아니라 TypeScript를 쓰게 된 부분도 쉽진 않았습니다. 진행 초기에 jinhyupa님이 저희에게 TypeScript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JavaScript 와 비슷하다고 말씀을 하셨기에,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차이도 있어서, 코드를 작성해서 실행시킬 때마다 에러가 뜨고 문제가 생기고…, 그럴 때 조금 힘들었습니다(웃음). 그래서인지 코드 작성할 당시에는 왠지 이해가 안 되는데… 에러가 뜰 때마다 구글링을 하면서 해결하는 방법과 TypeScript 문법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습니다. 프로젝트 후반에는 좀 더 TypeScript를 능숙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 jinhyupa 님께서도 필요한 순간순간 핵심적인 조언을 잘 해주셔서 어려운 순간들을 잘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jihyukim

또 한 가지 어려웠던 부분은 첫 프로젝트다 보니까 프론트 엔드의  코드 구조, 코드 체계를 정확하게 작성하지 않고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데이터 흐름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개발 중반부쯤부터 불필요한 데이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를 파악하고 난 뒤부턴 백앤드 분들과의 소통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코드의 가독성을 늘려나가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와 jabae님이 함께 짠 코드를 보고 ‘이 코드가 잘 작성한 코드일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고민을 하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멘토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서로의 스타일에 갇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고요.

jabaa

다행인 부분이 있다면, 말씀드렸듯이 저는 무언가 행동으로 먼저 앞서서 일을 진행하지만, jihyukim 님은 계획하거나 정리를 하면서 일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제가 해놓은 코드 중에 정리가 필요한 부분들은 스스로검토한 후 정리해 주셨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니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는 코드가 나온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 저와 jihyukim님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jihyukim 님은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을 하시면 반드시 정리해야 속이 후련하고, 저는 그런 부분이 수정되고 그것을 공유해주면, 쉽게 받아들이고 다음 문제를 고민합니다. 특히, jihyukim 님이 영어를 잘해서, 변수명과 같은 부분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jabae & jihyukim

저희가 만들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 전부 다죠(웃음). 손수 만들었는데. 마음에 드는 형태로, 마음에 들게 꾸며나갔으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없고, 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jabaa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고 한다면,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았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새로운 언어나 프로젝트에 대한 도전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jihyukim

저는 남의 코드를 읽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협업을 하는데, 제가 맡은 일만 한다고 일을 잘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첫 협업 프로젝트에서 jabae님과 서로의 코드를 읽고 고치면서 더 좋은 코드로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동료에게 무언가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걸 해주세요~'라고 단순히 요청만 드리면, 상대방 입장에선 상대방이 생각한 목표대로 만들고 끝나더라고요.. 그래서 정확하게 요구하고, 필요한 것들을 받기 위해선 보이는 단편적으로 원하는 것을 넘어서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까지도 꼼꼼하게 소통이 되어야 제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단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jabae & jihyukim

향후 계획으로는 42 서울의 서브젝트들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블랙홀도 늘려 놓고요(웃음)

jabaa

더불어서 프론트엔드를 이번에 해봤는데,프로젝트를 하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작업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jihyukim님도 백앤드가 저에게 맞을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러니 ‘다음엔 백엔드 쪽도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nterviewer

haryu

photographer

j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