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hyuk
저는 굉장히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해킹에 관심이 많았던 것만 제외하고요. 고등학교 시절에 수강 신청 사이트를 한 번 털어보겠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어요. 막상 친구들에게 이야기도 했고, 관심도 가고 하니까 뭔가 오기로 방법을 찾아보게 된 거에요. 어쩌다보니 쿠키값의 변조로 관리자 권한을 얻는 방법을 발견하고, 어쩌다보니 정말로 사이트를 해킹하게 된 거에요. 그래서 기존에 신청하게된 과목을 제가 원하는 과목으로 설정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가 제가 컴퓨터를 떠나지 않게 된 시작점 같습니다.
학교가 난리가 났었죠.(웃음) 전교생의 수강신청이 취소돼 버렸습니다. 아침에 담임 선생님이 ‘이런 일이 있었다. 혹시 우리 반에 저지른 사람이 있으면 자수해라’ 이게 말씀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죠. 부모님이 오시게 되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잘 정리하고 그 때부터 컴퓨터 해킹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학사 과정을 정보 보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대학을 진학했습니다. 근데 막상 가면 갈수록 프로그래밍에 좀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땐 어느 게 옳은 지, 어디로 가는 게 맞을지 잘 모르겠고, 이미 하던 걸 내려놓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렇게 어느새 졸업이 다가왔고, 교수님 추천으로 대학원 진학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그 길로 같이 했던 친구는 대학원에 갔지만, 저는 그냥 군대로 빠졌고, 전역하고 나서는 1년을 놀았습니다. (웃음)
(어디가 평범하신거죠?) (웃음) 어쨌든 저는 점점 개발에 관심이 갔습니다. 왜냐면 우선 보안 쪽은 좀 재미가 없었어요. 해커는 공격을 한 군데를 집중하고, 이 한 군데만 뚫으면 되잖아요? 그런데 보안은 그런 모든 경우를 따져야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보안이란 분야가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프로그래밍은 흥미가 가고,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때부터 개발과 관련된 공고라던지, 컨퍼런스 등을 진짜 많이 찾아봤습니다. 직접 강의에 참여하여 게임도 만들어보고, 웹 서블릿을 이용하는 수업도 들어보고..그러다가 마침내 찾은 게 42서울이었지요. 한 번 지원해보자 하고 지원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nheo
저는 사회학을 전공한 비전공자입니다. 5살 때였나, 사촌 형이 스타크래프트, 포켓몬스터 골드 같은 게임을 하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 보였습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하지만 당연하게도 집에선 그걸 좋게 보질 않았고, 저도 많은 분들처럼 부모님 눈치만 보다가 컴퓨터랑은 좀 먼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근데 그때였어요. 프로그래머가 주인공인 소설을 우연히 읽었습니다. 읽고 있으니 ‘와 컴퓨터만 보고 살아도 아무도 뭐라 안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그래도 그때 막 ‘컴퓨터에 꽂힌다’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심리 쪽에 관심도 있었고, 과학도 재밌어 했죠. 그래서 다들 주변에선 제 모습을 보고 진로에 대해 ‘이과를 갈 거냐, 문과를 갈거냐’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하길 요구했었고, 최종적으로는 심리학을 하고 싶었습니다. 웃긴 건 그때는 심리학과가 이과인줄 알았어요.(웃음)
심리학으로 진로를 정한 뒤 문과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수능에서 원하는 만큼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저는 집에 재수는 없다고 스스로 선언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학과들을 우연치 않게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회학과라는 곳에서 사회 심리학이란 것도 배우는 것을 확인하고, 여긴 괜찮겠다고 생각해 전공으로 사회학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전혀 다른 학문이었습니다. 특히나 학자, 사회 이론 이런거 매칭시키는 게 정말 어려웠죠. 그래서 롤에 미쳐 살았어요. (웃음) 근데 점점 학과 내에서 사람들이 취업을 준비하거나 공무원 준비로 빠지는 모습을 보니 점점 저도 고민이 됐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42 서울의 홍보를 봤고 이젠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려고 도전했습니다.
donghyuk
핵심은 익명입니다. 대부분의 42 커뮤니티는 슬랙을 사용하며, 익명이 아닌 것을 전제로 한 커뮤니티들이었습니다. 기존의 커뮤니티도 존재하는데 차별점이 없으면 안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유저들을 포함해서 직접 운영도 해보고 싶은데, 다른 곳과는 차별점이 없어선 과연 커뮤니티로써 작동할까 의구심이 들었죠. 그래서 익명이란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nheo
처음에 기획 회의에서 저는 다소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실효성이 있을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의 안 좋다는 부분들…순기능 보단 역기능을 인터넷 상에서 종종 보잖아요? 그런 점에서 처음엔 서로 의견차가 생겼습니다. 결과적으론 donghyuk님께서 좋은 점도 말씀해주시면서 의견을 좁히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모두를 위한 익명 게시판을 만들어보기로 마음을 먹게 됩니다. 사실 제가 그냥 납득한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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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0일 정도였습니다. 기획만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첫 시작은 jisalee님이라고 같은 5기 동료가 참여를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프론트 jinhyup님, jisalee님, 그리고 저를 포함한 3명의 멤버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모이게 된 이후로, 기획 단계를 살짝 넘은 시점, 약 11월 후반 12월 초 즈음에서 jisalee님이 군대를 가게 됩니다. 그 뒤로 nheoo님에게 5기 1차 라피신 때 같이 BSQ를 하면서 호흡을 맞춘게 즐거웠던게 생각나 함께 하기를 요청드렸습니다. 그렇게 nheo님과 프론트도 두 분(jabae, jihyukim)이 더해져 최종 5명이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프론트, 백엔드 어떤 기술 스택을 쓰고 연결할지 이야기 했습니다. 문제는 저와 nheo님 둘 다 아무것도 몰랐다는 점입니다. 초기 인프런에서 김영환 교수님의 백엔드 관련 강의를 듣겠다고 첫 계획을 세웠습니다. C를 하다가 갑자기 객체형의 언어인, 자바를 사용 하려니 엄청 혼란스러웠습니다.
nheo
저는 라피신 때 donghyuk님이랑 러시, BSQ 과제들을 정말 너무 즐겁게 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에 42byte 프로젝트를 donghyuk님이 저에게 같이 하자고 이야기했을 땐, 그냥 그 기억만 가지고 같이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때 저나 donghyuk님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이긴 했지만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김수보 멘토님, 허광남 멘토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될지, 자세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멘토님들의 조언으로 구현 방향을 정할 수 있었기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donghyuk
제일 먼저 찾아온 멘붕은 IntelliJ에서 정상적으로 자바가 안 돌아갈 때였습니다. 몇 시간을 씨름하고 도대체 ‘자바 클래스 파일이 왜 안 만들어지는 건가’ 한껏 우울해졌었죠. 멋지게 첫 회의를 시작했는데, 백앤드를 해본다고 고조 되었던 둘이서 3층 회의실에서 몇 시간을 그러고 있으니, 멘탈이 나가서… (웃음). 한참을 그렇게 고민 한 이후에 알고 보니 김영환 교수님의 강의 처음부에 sdk 설치, jdk 설치 가이드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제일 허탈하지만 동시에 큰 어려움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그 뒤에 자바 소스 파일을 공부 하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42서울 인증이나 이런 부분에서 Oauth와 같은 기능 구현의 요소들을 알기 위해 소스를 받았는데, 소스 파일만 20개니까, 그걸 보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가 맡은 바는 로그인 구현의 일련의 과정을 담당했습니다. 제대로 시작해서 진행한 시간으로 따지면 대략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전체 팀 회의에서 구현해오겠다는 날은 다가오고 진행은 느리다고 느껴지고… (웃음) 그래도 로그인 되었다고 딱 메시지가 나타나고, 메인 페이지로 싹 들어가지는 걸 보면서, 혼자 너무 뿌듯했어요. 빨리 nheoo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싶다, 이런 생각이 그냥 머릿속에서 사라지지를 않았어요. (웃음)
nheo
저에게 어려웠던 부분은 모든 게 처음인데, 기초는 알아야겠다 싶어 강의는 듣는데 막상 도저히 감이 안 왔다는 점이 첫 번째 어려움이었습니다. 지식을 배우고, 그걸로 뭔가 된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뭘 해야하나, 실감나지 않는 공부는 답답하다 못해 너무 학습의 진행에서 조차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중에 되어서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도저히 배우기만 해선 시작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느리더라도 바로 배운 내용을 가지고 소스 작성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강의만 보고 있으니, 막막해지고 점점 안하고 싶고, 피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들어서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더라구요.(웃음)
저는 개발에서 로그인을 제외한 백엔드 요소들을 맡았었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 듯, 배우면서 진행하는 만큼 DB 연동을 시키는 데서 계속 고난에 연속이었습니다. 특히나 강의에서는 H2 Database Engine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구현 과정에서 MySQL을 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곤, 이 부분만큼은 완전히 혼자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버와 DB 연결하는게 엄청난 고생이었습니다. 처음 donghyuk님과 함께했던 IntelliJ 삽질이 다시 떠오르더라구요. 그래도 DB 구축이 마무리 되고donghyuk님이 만든 로그인으로 딱 성공해서, 유저가 저장되는 걸 보았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nheo
출시한 직후에는 운영을 진행할지 아니면 구현에 성공했다는 부분에서 종료할지 고민되긴 했습니다. 과연 이용자가 얼마나 사용할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슬랙에 글을 올리고 공식 출시하고 나자, 꾸준히 사용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감사하기도 하고 욕심도 좀 생기고 있습니다. 업데이트하겠다고 생각한 기능도 보니, 엄청 많아지기도 하구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더불어 42에서의 실력 향상을 위해 블랙홀도 채우려고요. (웃음)
donghyuk
사실 저는 구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긴 했습니다.. (nheoo 엥 진짜요?) 그래서 ‘계속 운영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다소 들기는 했지만, 하나를 완성하고 나니 동시에 또 다른 기능이나 활용해보고 싶은 기술들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반은 RESTfulAPI로 데이터 왔다갔다만 하는 형태지만, 소켓 통신 쪽도 구현하고 채팅도 만들고 이런 걸 해보고 싶어지긴 합니다. 저 역시 nheo 님처럼 당면한 부분들을 해결하고 나면, 다음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번 42 byte는 그런 것들을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haryu
ye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