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42서울로 가득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마지막 과제를 시작하면서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프로젝트와 병행하니까 과제가 끝날 때에도 너무 바빠서 회의만 4번이나 했었죠. 마지막 과제를 시작할 때 '끝이다'라고 느꼈었어요. 그런데 과제가 끝났는데도 아직 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해방감이 든다기 보다는 끝났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오히려 지금 좀 쉬고 싶은데도 쉬면 안 된다고 느끼면서 스스로 고통받는 중입니다.
지금은 허광남 멘토님이 진행하는 기업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4주동안 릴레이로 총 3팀이 연달아 가며 개발해요. 앞 팀이 진행한 코드를 받아서 하는 거예요. 저는 지금 로컬과 서버에서 구동했을 때 차이가 있어서 이걸 해결하는 중인데 만약에 일주일 안에 이걸 다 해결 못하면 다음 팀이 넘겨 받아서 해야죠(웃음).
집현전 부동아리장을 맡고 있어요. 집현전도 동아리원을 뽑았는데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돼서 클러스터가 닫히고, 또 뽑으니까 닫히고를 반복하는 중이에요. (웃음) 기업 협력 프로젝트가 끝나면 집현전 홈페이지 개편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슬럼프는 작년 2월에 왔어요. 선택 과제 2개 중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는 과제를 선택했는데, 공교롭게도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클러스터가 닫히는 바람에 같은 과제를 선택한 동료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같이 고민할 동료 없이 그 고난길을 혼자 헤쳐 나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과제를 마치고 통과를 한 후에도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과제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 과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거든요.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찌 됐든 과제 통과를 할 수 있는 형태를 갖췄으니 통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제 자신과 타협한 것 같았어요.
클러스터에 나오는 게 과제 해결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거든요. 과제에 도움이 되기 이전에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줘요. 언제는 과제를 하다가 진짜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클러스터 주변에 계시는 분들 다 찾아가서 ‘혹시 이거 아세요?’ 하고 물어봤어요. 아쉽게도 당일에 해답을 얻진 못했지만 어떻게든 해결하긴 하더라고요. 지금도 에러가 생기면 혼자서 보다가 그래도 모르겠으면 바로 다른 사람한테 봐 달라고 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래서 개발자가 되고 싶은 거예요. 개발해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사소한 거 하나를 만들었는데 재미있어서 '그러면 42서울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42서울 와서 지내다보니 개발자로 살아도 재미있겠다 싶어요. 개발자로서 나의 삶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일치 시키면 그게 재미있는 삶이 아닐까요?
사실 저는 계획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무계획적인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눈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하는 편이에요. 이게 나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이뤄왔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다 계획 없이 이루어졌어요. 1년 후까지 해야 되는 것들이 있을 때 세부적으로 나눠서 계획하지 않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하는 거죠.
42서울 오기 전에는 비전이 없었어요. 대충 졸업해서, 대충 취업하고, 대충 먹고 살아야지, 생각했거든요. 출신 학과도 ‘노잼’이었고요. 그러다 개발을 만나고 ‘유잼’이 됐어요. 코딩이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코딩도 ‘노잼’이 되면? 그때는 어떻게든 다시 ‘유잼’으로 만들어야지(웃음).
soooh
ye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