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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서울 사람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sehyan의 이야기

2022-02-18

Photo of sehyan

사람 만나는 걸 정말 좋아해서 슬랙, 클럽, 봉사활동 등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죠. 그런 의미에서 42서울은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커뮤니티예요.  심지어 저와 같은 흥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고요. 초반에는 과제와 42서울 시스템에 대한 적응을 위해서 빠르게 공부하고 배워야겠다가 우선이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이 사람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으니까…

공부를 제일 싫어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재밌었던 순간을 생각해보면 사람들과 함께 공부를 열심히 했던 순간이 떠올라요. 라피신 기간에 격일제로 클러스터에 나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같은 그룹 사람들과 따로 모여서 스터디를 하기도 했고, 어떤 날은 막차를 놓쳤는데 코로나로 시간 제한까지 생기면서 집에 못가고 seungoh님과 방을 잡아서 밤새워 코딩하기도 했어요.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우리 술 먹으러 갈까요?’라고 농담도 했었네요.(웃음)

어릴 때 노력한 것에 비해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싫었어요. ‘나는 나를 못 속인다’라고 하잖아요? 시험을 봐서 100점이 나왔어도 진짜 실력은 100점이 아닌 것 같은 불안함이 항상 있었거든요. 근데 동료 평가는 과제를 다 알아야 평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직접 만든 코드를 통해 100점을 받든 60점을 받든 거품 점수가 아니라 내 점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좋았어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과제 통과와 동료 평가는 조금 별개가 됐으면 하는 것도 있어요. 과제 통과를 위하는 것보다 코드를 잘 만들었는지 설명하고 확인하는 평가 문화가 중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100점을 맞는 것보다 공부에 대해서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하고 토론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제게 좋은 영향을 주었고, 이 과정에서 알고 있는 걸 설명하고 모르는 걸 물어보는 능력과 코드 리뷰 능력을 정말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거든요. 잘하는 분에게 평가받으면 좋은 지식도 얻고, 아는 걸 질문받으면 알려주는 게 너무 좋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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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생이지만 컴퓨터에 흥미가 없었어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없으면 잘 안 하게 돼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 학교에서 컴퓨터 언어, 자료구조, 알고리즘 등을 배우면서 ‘이 과목들이 서로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왜 배워야 하는 거지?’, ‘이걸로 뭘 만들 수 있지?’ 의문이 들더라구요. 비슷한 이유로 사실 수능 공부도 많이 안 했어요. 대신 봉사 활동을 많이 했죠.(웃음) 운영체제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segmentation fault와 bus error를 보고 나서야 이해했어요. 라피신에서 C언어 기초부터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런 에러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를 알았죠. 그때부터 공부가 재밌더라고요. 학교에 돌아가면 수업을 다시 들어 보려구요.(웃음)

어떤 분야에 관심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교내 소프트웨어 경진 대회에 참가했어요. 간단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 내 길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다가 42서울에서 했던 과제들을 생각해보니 3D 이미지로 결과물을 출력하는 miniRT가 제일 재밌었어요. 힘들었지만 이미 과제를 끝내서 미화된 걸 수 있어요.(웃음) 그때 이후로, 관련된 분야를 알아보고 김종필 멘토님께 상담을 받아보며 VR, AR 공부를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학교를 2년 더 다녀야 하고 아는 것도 부족해서 고민이 많고, 앞으로 어떤 걸 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자신 있어요. 저는 약간 근자감이 있거든요.(웃음) 왜 이렇게 자신감만 큰지, 뭘 믿고 이렇게 얘기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이제는 믿을 구석을 만들려고요. 그래서 올해 목표가 ‘근거 없는 자신감에 근거를 채우기'입니다. 또 다른 목표는 ‘매달 14일은 무조건 행복하기’에요. 그냥 정말 목표예요.(웃음) 에픽하이 콘서트를 갔었는데 노래 중에 ‘평화의 날’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노래를 듣다가 ‘나도 OO의 날을 만들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월 14일은 무조건 행복한 날로 정했어요. 14일이 생일이거든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집에 누워만 있어도, 코딩만 해도... 그러니까 14일이니까 뭘 해도 행복한 기분을 느끼기 위한 날이죠.(웃음)

interviewer

jaekim, byukim

photographer

jaew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