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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Seoul에 창업하러 왔습니다

kilee의 이야기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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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사람을 좋아해서 술집을 차리고 싶은 마음으로 바에서 1년 간 바텐더로 일했어요.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푸드트럭을 열고 싶었는데, 돈이 잘 모이지 않더라고요. (웃음)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향초를 제조하는 사업을 시도했어요. 그 때 창업에 눈을 뜨게 된 거 같아요. 그 회사는 동업했던 분께 넘기고 학교로 돌아가서 앱 서비스를 만드는 창업을 했어요. 이전 창업 경험을 활용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사업의 본질인 개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니까 너무 어려웠어요. 개발을 전부 아웃소싱 하다보니 회사가 어디로 향해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사업의 본질을 대표가 알고 있어야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IT회사의 대표에게 필요한, 소위 근본은 ‘개발 실력’이라고 느끼게 되었죠. 그래서 42Seoul에 들어온 이후로 코딩실력을 키우기위해서 쭉 달려왔어요.

42Seoul에서 스스로와 동료에게 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서 정해진 기한 내에 이너서클을 돌파하는 목표를 세웠어요. 창업에서 가장 불안해질 때가 스스로에게 확신이 사라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대표가 확신을 잃으면 사업은 끝나는 거잖아요. 내가 정말 IT업계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지 확신을 얻기 위해서 목표를 이너서클 통과로 잡았어요. 그 목표를 달성한 후 동료에게 '같이 무언가 하실래요?' 라고 제안했을 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증명하고 싶었거든요.

ft_trancendence 과제를 함께할 팀을 모을 때 이 과제를 통해 체계적인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싶고, 애자일 방법론이나 프로젝트 관리 부분까지 제대로 학습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팀원을 찾았어요. 그렇게 팀을 모으니까 모두가 프로젝트 기획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모두 경험하는 데에 동의했기 때문에, 문제를 정의하는 부분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었어요. 해당 과제는 기술 스택이 주어지는 데, 저희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과제를 잠깐 미루고 ‘Giggle forest’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했어요.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선 많이 부족했는데, 이 부분은 멘토링을 통해 메꿨어요. 프로젝트를 대하는 태도나 관리에 대한 경험을 전수 받았고, 스프린트 (편집자 주 : 기능 하나에 대한 [계획, 개발, 테스트, 기능완료] 주기를 일컫는 말.) 를 진행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4개월 동안 멘토링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와중, 멘토님께서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대회를 소개해주셨어요. 일정이 맞아서 대회에 저희 프로젝트를 출품했고, 1위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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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42Seoul에서 비대면 환경으로 원활하게 네트워킹하는 게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저에겐 한 분 한 분이 미래에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들이고, 그 사람들을 알려면 네트워킹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봤어요. 커뮤니티가 추구했던 건 에너지를 많이 쏟지않고 부담이 덜 되는 ‘느슨한 관계’와 어떤 활동이든 할 수 있도록 ‘무목적성’이었는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걸 느꼈어요.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이 모임의 목표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다보니, 모임의 동력이 떨어지더라고요.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목표와 커뮤니티를 유지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서 만든 게 런앤리드에요. 런앤리드에는 '열흘동안 건강을 위한 아침형 사람이 되어보자'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요. 그리고 벌금 제도와 굿즈를 활용해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넣었어요.

몇 차례 팀을 이끌면서 리더십에 대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고집도 좀 세고 성격이 그렇게 둥글둥글한 편은 아니라서요.(웃음) 그래도 이번 프로젝트 팀원들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예전보다 발전했다고 느낄 수 있었어요. 팀원들의 조합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이끌어 가야할까’라는 고민보다는 ‘팀원들이 잘 할 수 있는 걸 어떻게 살려야할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팀원들이 귀찮아 할 만한 일들을 도맡으면서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를 관리하는 데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에너지를 지켜주는 울타리 같은 역할을 했던 거 같아요.

42Seoul에 창업하려고 왔어요. 큰 성장곡선이 그려지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창업을 두 번 했고, 창업을 하려다 엎어진 일도 있어요. 매번 실패였죠. 실패도 습관이라는 말 때문에 좌절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거둔 성과로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여기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동료들 모두가 잠재 팀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제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알리려 하고 있고, 동료들을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홍보 많이 해주세요.(웃음)

interviewer

hojo

photographer

hmoon, jaew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