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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류한 건 교육 혁신에 대한 꿈 때문이에요

STARK의 이야기

2021-05-18

Photo of STARK

스타크라는 이름은 아이언맨의 극 중 본명인 토니 스타크에서 따왔어요. 아이언맨은 제가 동경하는 인물이에요. 극 설정상 돈도 많고 명성도 있어서 모든 걸 다 누리고 사는데도 세상을 지키는 것에 몰두하잖아요. 자신의 시간을 쓰고 트라우마에 걸려가면서도 미치도록 자신의 꿈을 좇는 데 몰입해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안위만 해결하면 그만인데, 욕을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꿈꾸는 게 멋있어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교육기획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진 교육기획 업무 및 Developer Relations 업무를 담당했는데, 팀의 방향성이 바뀌어서 올해부터는 42서울 개선을 중심으로 필요한 업무를 광범위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이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학습경험을 개선하는 것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전엔 크래프톤에서 일했어요. 입사했을 때는 블루홀이라는 이름이었죠. 당시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얻은 바로 직후여서, 사무실 자체는 허름했어요. 그다음 해 여름엔 판교역 바로 앞에 크래프톤 타워로 멋있게 이사했는데, 제가 본 사무공간 중 그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어요. 좌석 앞에 레일이 설치돼있어서 원하는 위치에 모니터 암을 끼울 수 있고, 책상도 모두 전동책상이어서 높이를 조절해 서서 일할 수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허먼밀러 의자가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도 크래프톤의 급여가 게임업계에서는 상위권이었지만, 소프트웨어 회사 전체로 따졌을 때 최상위권은 아니었어요.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최근에 연봉이 많이 올랐더라구요. 그래서인지 그 당시 함께 입사했던 동기들 사이에서는 '존버는 승리한다'라는 말이 돌고, 이직했던 분들은 많이 배 아파하더라구요(웃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합류한 건 교육 혁신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꿈 때문이에요. 면접까지 합격한 후에 최종 합류가 고민돼서, 학장님을 따로 뵙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때 학장님이 하신 이야기 중 하나가 제가 꿈꿨던 것과 일치해서 생각한다고 합류를 결정했어요. 바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하는 시도가 소프트웨어 분야의 교육 혁신에 머물지 않고, 다른 도메인의 교육 혁신으로 확산했으면 하는 점이었죠. 여기서 하는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시스템 변화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는 주로 성인 교육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 시도가 점점 학령기 교육으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거죠.

과거엔 지식이 책과 교사의 머릿속에 있었지만, 지금은 다 인터넷에 있어요. 시대가 달라졌는데 과거와 동일하게 교육하는 건 이상하다고 봐요. 여러 생각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원이라는 공직은 인적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원의 교과과정 교수 기능이 약화되고 진로나 코칭 등의 영역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어교(어쩌다 교사)'가 탄생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 중 자격을 갖춘 이들이 교사가 되는 구조죠. 현재는 신입과 경력 모두 일종의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는 '어교'를 구조적으로 막는 듯해요. 신입과 경력이 합류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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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일 수 있는데요, 공무원 시험을 코딩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구체적인 고민의 결과이기보다는 자유로운 상상이에요! 지금의 공무원 시험은 5~10년 공부해도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쓸모가 없어요. 그런데 공무원 시험에 코딩이 들어간다면, 합격하지 못해도 개발자로 일할 수 있죠. 물론 단순 필기시험이어서는 안되고, 개발 능력을 측정할 방식을 따져보긴 해야겠지만요. 합격자를 생각하더라도, 공무원이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 또는 개발에 대한 감이 생기는 거니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된 행정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시험만 바꾼다면 노량진에서 알아서 코딩을 가르칠 거고, 개발자 공급이 많아지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이 더 커지겠죠? 부작용이 생길 수 있겠지만, 변화 이전과 이후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 후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진다면, 한계가 있더라도 바꾸는 게 좋다고 믿어요.

42서울은 흔치 않은 교육방식을 택하는 대안학교 같은 곳이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이곳이 하나의 사회를 형성했으면 좋겠고, 컴퍼니 인 컴퍼니 형식으로 스타트업도 생기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일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학생들끼리 완결된 형태로 움직였으면 해요. 자경단이 생겨서 어뷰징하는 사람 잡아내고, 42 재판소에서 그런 사람들을 재판하고(웃음). 또 카뎃들이 우리의 동료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규정하고요. 실제로 미국의 올린 공과대학교가 학생들이 졸업생의 자격을 정해요. 42가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하나의 사회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요.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카뎃분들께 드리고 싶어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사회로 나갈 시기를 미루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과소평가하지 말고 가고 싶은 회사에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채용 기회에 지원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0이지만, 지원하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긴다고 믿거든요. 물론, 지원하려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열심히 만들어야겠죠? 그게 과감한 지원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해요. 스스로 부족한 걸 보완해서 채워나가게 하거든요.

42서울 학생들 너무나도 훌륭하고 외부에서도 좋게 보고 있어요. 대학의 컴퓨터공학과와 비교해보더라도, 실제로 개발자로서 개발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개발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컴퓨터공학과에선 적지만, 여기선 절반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연 준비돼있는지' 스스로 고민하기보단, 이 고민을 서류 평가하는 사람과 면접자들에 넘겨보세요. 떨어지면 '아 그 회사랑 안 맞나보다'하고 성장하고 보완해 도전하면 되죠. 취업도 애자일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interviewer

yechoi

photographer

j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