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디자인 전공을 했어요. 주거 공간보다는 상업 공간 위주로 마케팅이랑 연계를 해서,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장사가 잘 될지, 동선과 조명의 밝기에 따른 인상과 같은 부분을 디자인하는 거죠. 네덜란드에 오고 처음에는 디자인 직무로 지원을 많이 했어요. 이력서 한 100개 썼던 것 같아요. 네덜란드는 영어가 공용어가 아니에요. 네덜란드어로 기본 회화는 해도 클라이언트랑 소통이 잘 안되니까 프레젠테이션도, 현장 직원들과 소통 하는 것도 어렵더라고요. 인테리어 회사는 보통 소규모로 운영되어서 제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해야 하는데 (회사 입장에서) 그 리스크가 제일 컸죠. 또 교육과정도 문화도 다르니까 자국에서 공부한 사람 쓰지 굳이 해외 사람 쓰나 이런 게 있었어요.
코로나가 터지고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가 없는 상황까지 갔을 때, 같이 지내는 친구가 개발자여서 재택근무를 했거든요. 이 친구가 이미 지식이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으니까 이 분야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이 it 회사가 엄청 몰려있는데 이 지역에서 취업하고 계속 살려면 it 쪽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했어요.
처음에는 웹 개발을 생각하고 자바스크립트, HTML, CSS를 온라인 부트캠프를 통해 공부하다 보니까 교육기관을 가면 좋겠더라고요. 알아보니까 다 너무 비싼 거예요. EU 시민이 아니면 한 학기에 천만 원 하는 곳도 있었어요. 친구가 자기 팀장에게 지금까지 본 면접 지원자들 중에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 있냐, 그 사람은 어디서 교육을 받았냐고 물어봤더니 코담이라고 얘기를 했대요. 그때 타이밍 좋게 코담에서 피신 지원을 받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코담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피신은 한 달 동안 재미있게 했어요. 될 것 같았어요(웃음). 진짜 오래 있긴 했어요. 그땐 피신에서 숙소를 제공을 해줬었어요. (지금은 남용하는 사람들과 비용 문제로 사라졌어요.) 가까우니까 하루에 12시간 14시간 그냥 있었어요. 금요일에 시험 보고 주말엔 러쉬해야하니 집에 돌아가기도 뭐하니까 계속 클러스터에 있었어요.
처음 갔을 때 shell을 듣도 보도 못했어가지고 그냥 프로젝트 이름인 줄 알았어요. 주변을 보니까 다들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데 한 명이 막 타자를 치고 있어요. 그래서 걔한테 가서 나 모르겠는데 이거 어떻게 하냐 물어봤죠. 제가 먼저 말을 거니까 다른 사람들도 우르르 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좀 얼굴 트면서 편하게 물어보게 됐죠. 클러스터에 오래 있다 보니까 아침 일찍 오는 애들은 또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매일 오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끼리는 붙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코담은 공통과정을 끝내려면 인턴십을 꼭 해야 해요. 네덜란드는 어느 대학을 가든 인턴십을 해야 졸업이 가능해요. 코담 보칼분들 중에 취업 관련 담당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코담에는 탤런트 데이라고 여러 회사들이 와서 스피드 미팅을 하는게 있어요. 인터뷰도 해보고 인턴십을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거죠. 보통은 코담 설립자의 회사 쪽으로 많이 가긴 해요. 탤런트 데이 말고 자발적으로 인턴 지원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지금은 코담에서 공부하면서 테크 회사에서 알바를 하고 있거든요. 풀타임으로 1년 일하고 코담에 가면서 알바로 바꿨어요. 지금 회사에 자동 테스트 머신을 만드는데 c/c++을 사용하는 부서가 있어요. 운이 좋으면 알바를 그 부서로 옮기거나 코담에서 공통과정을 끝내고 그 부서에 지원하려고요.
swang, yeju
jisokang